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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프로젝트2011/12/29 01:22

권하고 싶은 책이 있어 소개드립니다. 부처님의 삶과 사상을 다각적으로 조명한 '인간 붓다'라는 책입니다. 고답적인 설화 소개와 같은 시각에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의 부처님의 삶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사는 시대에 견주에 시대를 이끌어간 한 성인으로서의 부처님의 면모를 보여주는 책인데요,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성인의 삶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따라 밟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 때문에 절이 생겨나고, 왜 사람들이 2600년 전에 살았던 한 인물을 그렇게 기억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소원을 간절히 빌면 들어주는 신격화된 신적인 존재로서의 부처님에 대한 인식은 뭔가 좀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부처님은 무엇을 깨달았고,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요? 이 책에서는 부처님의 생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 그리고 지리적 상황 등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을 통해서 그 당시의 부처님의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현재 전해지는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꿰뚫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부처님 생존 당시의 사회 역사적 배경부터, 탄생, 성장과 그리고 구도의 과정, 그리고 깨달음 이후의 행적과 함께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전해지는 설화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한 인간으로서의 부처님의 삶을 전반적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삶의 매 순간 순간의 사건들이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의 과정이 그대로 담겨져 있어서, 2500년이 지난 지금도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당대에 가졌던 문제의식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지 않을까요. 그 중 부처님이 가졌던 문제의식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고 합니다.

“왜 강한 것은 약한 것을 잡아먹어야 하나?” ( 인간 붓다. p124)

“서로 죽고 죽이는 세상의 구조를 없애주십시오”(인간 붓다. p182)

“왜 세상은 이렇게 불공평한 것일까?”(인간 붓다. p126)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공감이 가는 문제의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접받지 못하고 돈이 돈을 만들어 내는 지금 우리 시대의 문제 의식과도 맥이 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통해서 부처님은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서 일생을 바쳤다고 합니다. 왕자의 자리를 버리고 길가의 걸인으로, 누더기를 걸치고 민중 속으로 뛰어들었고 그 속에서 청춘을 바친 노력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의 끝에서 지금까지 전해지는 불교의 근본 원리들,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깨달음은 시대를 초월한 독특한 견해와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예로 2500년 전의 노예계급과 여성차별이 당연시 되던 시대에 그런 시대의 인식을 뛰어넘는 사례들이 눈에 띄어 한 번 소개 드립니다.
 

당시 인도사회에서 여성은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어릴 때는 아버지의 딸로, 커서는 남편의 아내로, 그리고 아들의 어머니로만 존재했을 뿐 아무런 권리도 가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에 여성의 출가를 허용해서 독립적인 한 인격체로서 존재를 최초로 인정했다고 합니다. 최초의 여성 해방운동 사례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먼저 출가한 ‘시종’에게 나중에 출가한 ‘왕자’가 예의를 표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계급사회의 한계를 단박에 극복해버린 공동체를 구성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인도의 철저한 계급 체계인 카스트 제도가 현재에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로 시대를 앞서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은 한 사람의 시각과 행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를 일궈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그 시대의 상황과 한계를 알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수많은 모순들을 부처님의 삶이라는 거울을 통해 비쳐 볼 수 있게 되기도 하는 것 같구요. 한 쪽에서는 인터넷이라는 소통의 매체가 눈부시게 발달하는 반면 한 쪽에서는 사대강 사업이 소통 없이 이루어지고, 점점 돈 없이는 대학 다니기도 힘들어지는 빈익빈 부익부인 이런 세상에 “왜 세상은 이렇게 불공평한 것일까?”라는 부처님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모두의 문제의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답을 찾아야 할까요? 세상의 모순을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세상의 많은 이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을까요?
 

모순으로 가득한 시대에 부처님과 같이 한 인생을 바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 분의 삶의 궤적을 따라 밟아보면서 그 고뇌를 이해하고 개인의 삶과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소원이든 다 들어주는 부처님이 아니라 아픈 한 시대를 살다간 삶의 스승으로서의 부처님의 모습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부처님에 대해서,, 그리고 왜 한 사람의 삶과 그 사상이 종교가 되어서 후대로 전해지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어 기쁩니다. 세상과 삶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라면 한번 일독을 권합니다.
 

[부처님이 지금 이 땅에 오신다면]

지금 한국 사회는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합니다.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고 있기 때무입니다. 경청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남북 간에는 이보다 더 자기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평화의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거기다 모든 것이 발전과 성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 변화는 전 지구적인 재앙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홍수, 가문, 폭설, 혹한, 혹서 등으로 우리 삶을 덮치고 있습니다. 소유와 소비의 시대,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쓰는 것을 행복으로 삼는 현대 사회는 오히려 행복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신다면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실까를 생각해 봅니다. 이것이 이 책을 다시 출간하게 된 이유입니다. 지금 새삼스럽게 2,600여 년 전 부처님의 삶을 다시 조명하고자 하는 것은 부처님의 위대함을 찬탄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2,600여 년 전도에서 살다 가신 한 성인의 일대기를 학문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의 삶을 다시 조명하는 목적은 그분의 삶을 통해 지금 여기 우리 삶의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서입니다. (후략)

법륜 스님의 '인간 붓다, 그 위대한 삶과 사상'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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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치